3천 4백년전 청동기시대 유물선 - 스포츠투데이
1985년 어느 날,케말 풀락이 싱글싱글 웃으며 배스를 찾았다. “뭘 찾았는지 알아맞혀 보세요.” 배스는 별로 기대하지 않고 빙그레 웃었지만 풀락은 배스를 놀라게 했다. 갑충석(甲蟲石). 딱정벌레 모양으로 만든 보석으로,기호 따위를 새겨 부적이나 도장으로 쓰던 것이다. 상아에 황금 테두리를 두른 그 갑충석에는 상형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함께 나온 그릇에 적힌 상형문자는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프타,진실의 왕’ 프타는 이집트의 창조주이며,금속공예 수공업자들을 지켜주는 신이었다.
그밖에 거의 크기가 같은 청동검 2개가 나왔는데,하나는 미케네,하나는 가나안 것이었다. 놀라운 발견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어느날 한 항아리 속에서 나온 작은 나뭇조각들을 맞추어보니 글씨를 새긴 두 조각 글판이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는 하나로 접는 나무 글판에 대한 얘기가 딱 한 군데 나온다. 그것에 글씨가 지워지지 않도록 밀랍을 입혔다고 기록되어 있는데,그때까지 발견된 적이 없었다. 배스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을 찾아낸 것이다.
검은 통나무도 여러 개 나왔는데,이집트 사람들이 흑단나무라고 부르던 아프리카 흑목이었다. 저 유명한 투탕카멘의 무덤 안을 꾸민 우아한 흑단들은 모두가 이 아프리카 흑목이었다. 발굴의 하이라이트는 상형문자가 새겨진 황금 갑충석이었다. 글자가 해독된 순간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네페르티티’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이집트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인으로 알려진 네페르티티. 이집트학 전문가 제임스 와인스타인이 놀라운 증언을 했다. 그녀 이름이 새겨진 갑충석으로는 유일하며,왕의 이름 없이 왕비 이름만 새겨진 것으로 보아,그녀가 남편과 똑같은 지위를 누린 증거라는 것이다. 네페르티티가 기원전 14세기 말 남편 아크나튼 왕과 함께 이집트를 통치했다는 학자들의 ‘짐작’이 비로소 물증으로 뒷받침된 것이다.
3,400 년 전 배,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유물이 많이 나온 배. 울루부룬의 난파선은 참으로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것이 이집트 왕비의 사절이 탔던 배든 키프로스의 장사꾼이 탔던 배든 상관없이 그토록 많은 지식을 일깨운 난파선은 일찍이 없었다. 그것은,한 젊은이의 20여년에 걸친 끈질긴 도전에 대한 신의 화답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