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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세 노벨상 수상자 "정년퇴직제 탓 33년 전 쫓겨나듯 英 떠나"

입력 2019.10.10. 16:21 수정 2019.10.10. 16:28 
 

최고령 노벨상 구디너프, 英대학 정년제 비판..'옥스브리지' 정년 논란 번져
"퇴직 강요는 어리석은 짓" vs "젊은 연구자에 균등한 기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 "(일정 나이가 됐다고) 사람들을 퇴직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9일(현지시간) 선정된 존 구디너프 미국 텍사스대 교수의 말이다.

구디너프 교수는 올해 97세로 역대 노벨상 최고령 수상자가 됐다.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이 65세 때 퇴직을 강요해 영국을 떠나게 됐다며 이 대학의 정년 정책을 비판했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최고령 노벨상 수상자 구디너프 미 텍사스대학 교수 [AFP=연합뉴스]

최고령 노벨상 수상자 구디너프 미 텍사스대학 교수 [AFP=연합뉴스]

신문에 따르면 현재 미국 텍사스대에서 여전히 일하고 있는 구디너프 교수는 33년 전에 정년이 되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을 깨달은 후 옥스퍼드대학을 도망치듯 떠났다고 말했다.

이로써 옥스퍼드대학은 최고령 노벨상 수상자 배출 기회를 놓치게 된 것이다.

구디너프 교수는 "나는 퇴직하고 싶지 않았다. 텍사스대학에서는 (일정 나이가 돼도) 퇴직하도록 하지 않는다"며 영국의 정년퇴직제도가 자신의 인생행로를 바꿔놓았다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한참 일할 수 있는) 사람을 퇴직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영국에서 퇴직을 강요받은 지 33년이 됐고, 그것이 내가 (영국을) 떠난 이유지만 나는 (지금도) 매일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옥스퍼드대학은 케임브리지대학을 제외한 영국의 다른 주요 대학들이 폐지한 강제정년정책을 유지함으로써 전문가들을 내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고령 연구자들)이 재능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할지라도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지도한 경험을 갖고 있다"며 "그것(고령 연구자를 강제 퇴직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영국은 일정 나이가 되면 기본적으로 퇴임하는 정년퇴직제 관련 법규를 2011년에 폐지하고 기업이나 연구소가 필요하면 계속 고용하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옥스퍼드대학과 케임브리지대학은 젊은 연구자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67세가 넘는 교수는 퇴직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은 정년정책이 직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일할 기회의 평등과 다양성을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른 대학들은 구디너프 교수의 사례는 옥스퍼드대학과 케임브리지대학이 그들의 정년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주요한 본보기라고 지적했다.

강제 정년에 반대하는 존 머리그 토마스 전 영국 왕립연구소 소장은 "지금 90대인 구디너프 교수는 지난 30여년 동안 그의 연구 분야에서 전 세계를 이끌어온 인물이라는 게 핵심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정년제도 비판한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 구디너프 교수 [AFP=연합뉴스]

영국의 정년제도 비판한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 구디너프 교수 [AFP=연합뉴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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